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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함께

구세군 냄비와 년말

by 해슬기 2016. 12. 10.

해마다 연말이면 구세군 냄비를 마주해야 한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구세군 냄비에 지폐 한 장 넣고 지나지 못하면

한해를 불편하게 마무리 하는거 같아 일부러 찾아서라도 그리해야 했다

 

올해도 만원 지폐한장 달랑 넣었지만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만원이 얼마나 도움 되겠냐만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기쁘니 

올 해를 보내면서 조금은 홀가분하게 보내는 기분이다

 

직장 다닐때 매달 얼마씩 기부하던 꽃동네도 연금으로 생활해야 하니 

안타까운 마음으로 중지하고 나니 무척 서운했었는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죄지은 거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오랜만에 영등포에 나가서 한잔했다

직장 후배가 선배들 불러서 한턱 쏜다

미안하게 얻어먹고 왔다

 

잘 먹었다고 인사하니 '형님이 많이 샀잖아요!!" 한다

고마운 후배들이다

챙겨주고 불러주는 마음씨가 고맙다

 

연말이 그리 우울하지는 않다

세상이 뒤집혀야 하지만 그래도 웃고 살 수 있는 따뜻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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