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제법온다
어제부터 내리는 가을비가 제법 축축하게 내린다
오늘 아침도 가랑비 이상으로 내리니
길은 축축하고 가로등은 꺼지고 반대차선 전조등 불빛에
운전하기 참으로 겁나는 아침이었다
이 비가 그치면 추워지겠지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더 추울텐데..
어제 저녁상에서 아내가 하는 얘기가 가을비의 처량함 만큼이나
쓸쓸하게 들렸다
장모님이 김장 걱정을 하셨단다.
아마 아내가 해드린다고 얘기 했나보다
서로 넉넉하지 못한데다 처남까지 힘드니
말들은 못하지만 맘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니다
막내딸이라 지금까지 처가 일에 적당한 거리에서
느슨한 관계를 유지 했는데
작년부터는 점점 친정일에 짜증을 낸다
어느 자식인들 부모 힘든데 못본척 하겠나
그래도 내색하지 않으면서도 힘든 표정을 보이긴 했다
하지만 점점 처남으로부터 힘든 얘기만 들리니
아내도 친정일에 무관심일 수 없나보다
결국은 언성 높아지고...
양쪽 집 다 돌아봐도 기댈 언덕 없다는 말이
꼭 멀 바래서가 아니라.. 맘속으로나마 편안해지고 싶은 욕심이쟌아
그런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우린 아니다
그걸 잘 알기에 우린 나름대로 절약하며 살아왔다
물론 아내의 철저한 살림살이가 그 공이다
헌데 점점 친정에서 들리는 소리가 부모 걱정해야하니
짜증이 늘고 원망이 생기고 그러나보다
어쩌냐
모셔야 하는 의무는 자식이라면 누구나 같은 짐이니까
서로 어깨 기대면서 도울땐 도와야지
힘겨워 하는 아내가 측은하기도 하다
점점 추위는 오는데 집 문제가 금방 해결될거 같지 않다
걱정이다
장사 잘된다는 처남댁하곤 김장얘기 꺼내지 못하고
막내딸한테 푸념하시는 걸보니 힘드신가보다
까짓 김장 몇포기 더해서 드리는데 별 어려움 없쟌아
시골가서 하든 아파트에서 담그던 젊은 우리가 수고 좀 하지머..
어깨쳐진 집사람 힘을 불어줄 화끈한 머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