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
어제 오후에 걸려온 전화에 많이 서글펐다
또 화를 참느라 무척이나 애썼다
화는 참았지만 우울한 기분이 영 가시지 않는다
아내는 분에 못이겨 심한 말까지 해댔다
내가 먼저 화풀자고 와인 한모금 입술에 적셔주었지만
딸아이 있는데서 아내가 흥분 많이 되었었나보다
살면서 가족간에 불화가 어찌 없겠냐만은
유독 성질 급한 작은 여동샘 때문에 일이 터진다
원인이야 막내놈 이혼이니 어쩌니 하는 얘기가
년초에 제수씨 입에서 시골 어머니한테 직접 해댔으니...
참 나이 40이 넘어서 어찌도 그리 철이 없는지
편찬으신 어머니한테 애들 작은 고모한테 맏기겠다는 말이
어찌 그리 쉽게 나올까
어머니 아마 충격이 크신거 같아 안타깝다
그걸 본 작은 여동생이 오빠들 머하느라 신정에 내려오지도 않고
자식 키우면서 도대체 사람들이냐고 퍼부어 대니
곁에서 듣던 아내가 그만 덩달아 갈라서자 말자 큰소리가 났다
한성질 하는 애니 어쩌냐
또 내가 못내려 갔으니 할말 없지머
춘천까지는 왔으면서 다녀가지 않았으니...
아내는 아내대로 왜 당당하게 처가집 간다고 말 못하느냐고 그러고
장인 생신이라 다녀오는데 머 죄짓는거냐고 닥달대고
참 정신 없었다 구구단만 열심히 외웠지머..
사는게 이리 피곤하기도 한가보다
누군들 맘에 맺힌 감정 없겠냐만
부모 자식간이고 형제들인데 하고 싶은말 다 하고 어찌 살 수 있겠냐
올해 약속한 다짐을 안깨려고 그냥 흘려버렸다
아내한테 말했다
'나 올해는 정말 화 안내면서 살려고 이리 실실 웃는다..'
아내 하는 말
'그리 속 넓으면 왜 처가집 일에 그리 속 좁게 끓이는거야?'
ㅎㅎ 등신 소리 듣지만
참는거지머..
하루종일 어제 일이 머리속에 남아 있지만
결론은 효에대해 참 많은 생각이 들고 할 말 없다
내가 불효다 보니..
시골에 혼자 있는 작은 여동생이 고맙지만
고맙단 말 한마디 못해주고 해를 넘기니 나도 참 속 좁다
구구단이나 열심히 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