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유감
지난 토요일 천안을 다녀왔다
고교 동창 딸 혼사가 있어서다
전철로 2시간 이상 엉덩이 아플정도로 앉아가서 축하도 해주고 반가운 친구들고 만났다
귀경행로가 틀어진것이 나를 우울하게 했다
역까지 바래다 준다던 동창말에 차에 올랐으나 다른 친구들의 성화에
차를 당진 한진포구로 향했다
경치 좋은 바닷가 평상에 앉아 회를 시켜 낮술을 마시었다
예식장서 마신 술에 더해져 친구들의 기분도 업되어서 흥이 올랐다
헌데 이런 경우가...
같이 온 친구가 일이 있다고 가버리네..
차량이라곤 그 차 한대인데..
황당하기가...
집에 돌아갈 길이 먼데 차는 없고 횟집 주인한테 버스터미날까지 부탁했으나 어렵다고
술취한 친구들은 더놀다 간다하고.. 참 난감한데..
택시를 불러서 간다는 친구 한명하고 그곳에 사는 친구하고 당진버스터미날까지 오는데
이미 기분은 그렇고 비가 올거 같아 서둘렀다
어렵게 버스에 오르고
잠좀 자려니 고속도로 상에서 화장실 급하다고 내려야 한다니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더라
조금만 참자고 애원하고 또하고..
겨우 겨우 달래서 오기를 서초IC 로 접어들자 기사께서 살짝 문 열어주셨다
난 도저히 창피해서 같이 못내렸다
20대부터 술취하면 내가 다 챙겨주는 일이 다반사인줄 아는 친구지만 난 안내렸다
취한 친구를 버리고 온 기분이 영 개운하지 않았다
조심해서 잘 들어가라고 전화했지만
마음이 너무 우울하다
늙어가며 주위에 폐끼지 말고 젠틀하게 늙자고 수도 없이 그랬건만
추태로 밖에 안보이는 내 속알머리도 문제다
너그러이 이해하면 않되었을까?
친구들 버리고 간 고약한 마음씨도 이해하고 취해서 고속버스에서 중간에 내려달라는것도
허허 웃으며 이해할 도량이 부족하다
늙어가면서 이정도는 늘 생길 수 있으니 이해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