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맑은 아침
해슬기
2015. 2. 12. 09:53
배앓이가 계속된다
밥맛도 없고 점점 무기력해진다
기운을 내야한다..
실존의 의미란 먹고 싸고 자는것 부터 시작일테니까
아침에 아래집에 피해주지 않으려고 음악을 듣기가 불편했지만
오늘은 아내가 출근하고 조금은 크게 듣는다
커튼을 젖히니 창밖이 맑다
저편 아파트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을 들으며 책장을 넘긴다
한 30분 보려니 딸이 아침 뭐 먹을거 없냐고 리듬을 깬다
그래도 한시간 이상 책을 읽었더니 마음이 조금 평화로워진다
딸이 엄마일 도와주면서도 성적이 4.0 이 나와서 성적장학금을 또 받았단다.
적은 액수지만 기특하다
아침부터 전 직장에서 전화가 왔다
"따님 장학금신청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고마운 소식이다
딸한테 말했다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게다" 라고
전 직장이라는 표현이 무척 생경스럽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나이 먹으면 당연히 오는거겠지..
맑은 아침 하늘을 쳐다보며 마음도 청량하게 가다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