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함께

공허..

해슬기 2016. 11. 29. 09:32

커피를 내리고 이제야 책상 앞에 앉는다

오늘은 아내가 돌아오는 날이라 걸레질도 하고 신경 썼다

그러다 보니 늦었다

 

커피 향이 집안을 나지막이 채우는 느낌이다

혼자 작은 방에 들어오니 갑자기 외로움이 밀려온다

 

사연이 있겠지만 직장에서 친했던 분 자제가 결혼했단다

나한테 연락이 없었네,,

 

미국에서 친구가 참석할 정도였으면 연락이나 하면 친구 만날 텐데..

어제 통화 잠깐 하고 오늘 점심에 강남역 근처에서 보자는데

 

난 아내 데리러 공항 가야 하기에 시간을 내기 어렵다 했다

그 친구도 내일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시간이 여의치 않나 보다

 

2014년에 큰 수술을 받았단다

수혈할 정도였다네

방광암 수술인데 경과가 좋다고는 한다

 

어찌 둘이 같은 비뇨기 계통에 암이냐???

나도 작년에 신장암 수술받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친구도 미국서 외로울 텐데..

여기 있을 때 참 가까이했었는데..

 

배려하는 마음이 내가 쫒아 기기 힘들 정도로 마음 씀씀이가 다정했다

가족이 여행 갈 때 싸준 음료수.. 아직 기억난다

 

성의 없게 큰 페트병 몇 개가 아니라 아이들 마시기 편하게

작은 캔으로 여러 가지를 싸서 차에 실어주던 마음.. 참 감동이었다

 

그런 친구였고 나와 동갑이라 젊어서부터 같은 직장에서 만났지만

털털하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존중하면서 좋은 시간을 같이 보냈다

 

마국 돌아가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길 빈다

 

커피 향이 그새 다 날아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