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함께
비 맞으며 출근
해슬기
2018. 3. 15. 11:15
오랜만에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맑다
촉촉하게 내린다
봄비가 넉넉히 와야 농사에 도움이 되고
또 미세먼지도 씻겨내릴테니..
오늘 비 오려고 어제 더웠나 보다
겨울 옷 벗기도 전에 영상 20도라니...
어제는 친구와 병원을 다녀왔다
혈소판 수치가 기준에 미달해서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단다
교수님 말씀이
암세포가 내성이 생겨서 약을 바꿔야 하는데
탁솔과 사이람자라는 릴리에서 발매하고 임상시험 중인 약을 처방하고 싶다고 하셨다
하지만 사이람자가 보험이 안 돼 한 달에 500만 원가량 환자 부담이 생긴단다
그렇다고 이 약이 완치를 보장해주는 것 역시 장담 못하니까
친구한테 의사를 물으신다
친구가 탁솔로 먼저 치료하는 걸로 결정한다
암 치료하는데 드디어 돈이 장애가 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앞으로 또 다른 임상시험이 많이 있을 테니
그때 참여해 보자고 하시며 너무 낙심 말고 치료하자고 하신다
고맙다
넉넉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고 위로하신다
친구가 돈이 없어 신약을 사용하지 못함에 마음 아프고 우울했다
친구가 광장시장 가자고 해서 빈대떡 하며 마약김밥, 잡채, 순대 등
이것저것 먹고 청계천을 걸어 세종문화회관까지 와서 버스 탔다
마음이야 서로 말하지 않아도 다 아니까
그냥 걸었다
친구도 나도 서울 살며 청계천 산책로를 처음 걸었다
참 무심하고 메마른 삶이다..
봄 같지 않은 더운 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