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함께
부질없을까?
해슬기
2020. 9. 10. 14:00
자꾸 헤어짐에 의미를 부여한다
턴테이블 같은 물건에도 지나간 시간을 들추고
매일 출근하면서 강촌을 빠져나와 백양리의 북한강만 바라보면..
특히 오늘처럼 물안개가 자욱한 날은 유난스레 시간의 지나감에 예민해진다
오늘따라.. 오늘은 더욱더.. 다시 오지 않을 안개 낀 오늘..
왜 이렇게 꼭 감상적이어야 하는지..
출근하면서 백양리 지날 때면 보던 책을 덮고 고개를 내밀어 강을 봐야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저 강물 흐름에 따라서 아침에 지나가 본 적 없는데
이제는 매일 서울로 출근하네..
잠시 다녀가는 곳이 사는곳이 되어버림에 슬퍼지기까지 하네..
지금 사는 집이 내가 살아온 마지막 집이겠지?
서글퍼진다
집이 넓고 좁음의 차이가 아련해짐에 조금 영향이야 있겠지만
어차피 어느 집이건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의미 두면 안 될 텐데
문득문득 여기였구나.. 하고 떠돌다 들려보는 느낌
무섭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다
별별 유난 떤다고 하겠지만
괜스레 점점 우울해지나 보다
다 부질없이 지나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