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함께
가슴 먹먹한 대학로
해슬기
2023. 4. 18. 10:50

저기 혜화역 3번 출구로 꽤나 들락거렸다
내 암치료로 다닌 날보다 먼저 간 친구 암치료로 바쁘게 또는 상심하며 다녔다
오늘은 심장 진료로 왔다
봄비가 이쁘지 않게 온다
바람이 불어 비가
흩날리니 우산 쓰기도 불편하고 송충이 벌레 같은 버드나무 꽃망울이 지저분하게 떨어진다
생각이 많은 오전이다
내 볼일 다 끝나고 점심 약속까지 두 시간 남았길래 건너편 스벅에서 창밖을 본다
출근시간이 지나서인지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이 바쁘지 않다
보기 좋다

건너편에 학림다방(?) 이 보인다
우리 젊었을 때는 다방이라 불렀다
친구와 몇 번 갔었지..
고인이 되신 백기완선생님도 저기서 뵙고 인사드렸지
저 뒤편 어딘가에 선생께서 평생 몸 담으셨던 통일연구소도 있었지
딸 유치원 다닐 때 우리 네 식구가 선생 말씀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 한 기억도 난다
다음 생에서는 선생의 꿈을 이루시길 기원한다..
친구의 영원한 안식도 기원하며..
봄비가 더 내려서 조금 더 촉촉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