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비는 영혼을 허기지게 한다?

해슬기 2004. 4. 27. 08:08

봄비가 처량하게 내려야 하는데 바람까지 동반하고 ..

암튼 밉다.

 

얌전히 내리는 비가 봄비였는데... 너무 시끄럽쟌아

농군의 아들로서 걱정하던 봄 가뭄은 이 비로 해갈에 무척 도움이 될거다

 

봄비에 대한 어줍쟌은 서정적 의미는 애매함에 대한 갈증 해소랄까

타는 목마름을 적셔줄 시원함?

 

베란다 열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옆구리 허전함을 느끼는 그런 감상

내가 가고자 한 삶이 이런거였나? 하는 물음

 

이쯤에서 새로운 길이 나타나 두갈래 길 앞에 선 내 모습

어떤 길을 가야하나?  그냥 편한길?  내가 가보지 못한길을 선뜻 택할 많큼

어느 시 귀절처럼...

 

빗방울을 보면서 더욱 갈증을 느끼는건 나뿐만 아닐게다

이래서 나는 비가 오면 영혼이 허기지나보다

 

어릴적 스레트 지붕에서 낙수물 소리도 안들리고

짚으로 역어 맨 초가집 끄트머리에서 매달려있는 물방울 소리도 안들리지만

 

비는 소리없이 맘속에 떨어지는구나

아주 조용히...

 

촉촉하게 보습해서 여린 피부로 돌아가고

순수한 맘으로 돌아가고

 

돌고 돌아 내 머리 속에 빈 영혼을 가득 물기 머금케 하면

생기 발랄한 20대 청년으로 다시 시작할거야..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