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시골 집

해슬기 2004. 5. 18. 08:25

지난 주말 시골을 다녀왔다

참깨를 심으려고 갔으나 이미 두분이서 다 심어놓으셨다

 

농사일을 해보지 않아서 어케 해야하는지 모르지만

돕고 싶었는데..

 

어머님 말씀이 애들 오기전에 심어 놓쟈고 아버님께서 그러셨단다

너무 미안함이 밀려왔다

 

구십을 바라보시니 점점 들리시지 않고 검버섯은 더 많아 지셨다

어머님은 지난번 보다 혈색이 좋아 보이셨다

 

맘 고생만 없으시면 좋을텐데..

 

형제가 많으면 뭐하냐

왕래가 자주 있고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어쩌다 우리 형제는 이지경이 되었는지..

다들 자기 탓을 해야한다

 

나부터 속 좁아 이해하지 못한점이 제일 문제였고

너무 의지하는 막내도 아쉽고, 포용력 부족한 형도 그렇다

 

점점 나이들면서 부모님 찾아뵙는 횟수를 늘려야 할텐데..

작년에 오붓하게 속초로 드라이브할 때 너무 행복해 하시는 부모님이

 

늘 마음에 걸린다..  가까이 살면 한없이 다가갈텐데..

횡하니 다녀오니 얼마나 서운하실까

 

언젠간 돌아갈 고향인데.. 자꾸 정이 멀어지면 않되는데..

효 에 대해 나는 너무 마음이 무겁다

 

그 무거움이 어쩌면 평생 나를 짓누를거다

누구나 부모에게 받기만 하는건 아닐게다

 

결혼들 하고 다 지 살림을 하다보니 그런 일들이

남의 얘기속에 나오는 일들이 우리 형제들도 그랬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변하지 않음이 있다

결코 무얼 욕심내거나 내것으로 만들려고 안했고 또 앞으로도 욕심없다

 

집사람이 시골에 미리 집이라도 짓쟌다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집사람은 집지을 터라도 미리 확보하고픈 욕심일게다

다 들어내기 전에 우리 나중에 살 집터라도 건지자는 얘기일게다

 

아직은 아니다.  난 아직 살만하다.

또 그런데 욕심낼 많큼 늙지도 않았고 욕심 없다.

 

처가집도 시골집도 두 집 모두 이리도 궁상인지..

처가집에 집사람이 가스렌지 바꿔줬다

 

엔트리 모델로 사는걸 보고 아무소리 않했다

집사람도 쪼들리니 그 마음 오죽했겠냐만은 사위로서 조금 고개 숙이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세상에 부모가 모두 안계시면 이런 쓸쓸한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까

 

그리움에 목메일까? 아닐게다

후회에 눈물만 흐를게다.  생전에 잘해드리라는 그런 일반적인 말들

 

왜 이리 피부에 닿지 않는걸까

나는 그래서 5월만 되면 마음이 무겁다

 

정성이 부족해서이겠지

자주 찾아뵙자

 

이렇게 해야 내가 맘이 편하쟌아

집사람도 점점 시골이 그립단다

 

얄팍한 봉투 내놓고 얘기좀 하다가 오면 그나마 맘이 편하니까

가끔 찾아뵙자.

 

그리움은 물질로 대신할수 없고

사랑 역시 모든걸 감싸 안으니까  그 사랑을 만나러 가는거다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