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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삼각산 4시간 반 산행

by 해슬기 2007. 5. 14.

비온뒤 맑게 개인 일요일

부지런 떨었건만 9시에 집을 나섰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그저 아내 페이스 맞추며 올랐다

조금 이른 시각이어서인지 큰 무리의 등산객은 없었다

 

천천히 산책하듯이 오르다 보니 제법 올랐다

그래도 칼바위까진 가보자... 아내가 흔쾌히 동의한다

 

 

 

오르막에서 갑자기 계곡 아래서 한참 내려갔다가

칼바위로 오르는데 아내가 벅찬가보다

 

마지막 칼바위 등산길

칼로 바위를 베어 놓은듯 한 암벽을 올라야 한다

 

앞서 가던 아내가 겁을 먹고 돌아선다

내가봐도 초보가 오르긴 어려운 곳이다

 

여기 아래에 있겠다고 물러서기에

아무래도 무리하면 않되겠다 싶어 그러마 하고

 

나 혼자 올랐다

간만에 손으로 바위 잡고 오르는데 힘들더라

 

다니던 아지매들은 잘도 오르는데 영 몸이 가볍지 못했다

북한산, 요즘은 삼각산으로 부르는데

 

그중 사고가 가장 많이 난다는 칼바위 능선을 올랐다

생각같으면 다른 코스로 하산하고 싶었는데

 

다시 아내가 있는 칼바위 아래로 내려왔다

오르기 보다 내려오기가 더 힘든게 산행 아닌가

 

정말 어찔어찔한데 다리에 힘이 풀린다

엉금엉금 기어서 내려오는데 어떤 젊은이가

 

오르다 말고 손을 내민다

안타까와 보였나보다

 

웃음을 머금고 고맙다, 괜챤타고 하니

기어 내려오면서 여간 부끄러운게 아니다

 

담박에 기어오르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부럽지는 않지만

나도 자주 올라야 이처럼 힘들지 않을텐데.. 자책한다

 

아내와 같이 천천히 집에까지왔건만

아내는 하산이 힘든가보다

 

점점 속도가 늦고 걸음이 무거웠다

집근처에 오니 1시반이 훌쩍 넘었다

 

모처럼 아내와 4~5시간 걸었다

피곤한지 씻고 소파서 잠든 아내가 고맙기만 하다

 

어제는 날씨 좋고

실록이 푸르러 바람결에 날리는 공기 내음이

상쾌하다 못해 늘 폐 깊숙히 넣고 다닐 많큼 욕심드는

아까운 맑은 원시의 자연을 느꼈다

 

자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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