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등학교 동창 병문안을 다녀왔다
뇌졸증으로 쓰러진 친구다
우리 나이에 벌써 이런 병이..
무섭다
날 알아는 보는데 내가 누구인지는 모르는거 같다
날 보고 마비가 않된 한손으로 내 손을 덥석 잡으며 눈물을 흘린다
침을 흘리면서 운다
나도 감정이 격해온다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거 같아 보였다
재활치료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안한다고 친구 처가 걱정한다
등산을 즐기고 건강하던 친구였는데 황망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헤르만헷세의 데미안을 안 읽었다고 그리 면박을 주던 친구였지
난 그때 그리 고급스런 삶을 살지 못했으니까...
어찌하다보니 친구 딸이 아파서 전화로 119를 부르니 머니 하길래
친구 처보고 내가 여기 있을테니 다녀오라고 하고
한 두어시간을 같이 있었다
휠체어로 바람도 쐬고..
물어봤다
너 내가 누구냐? 내 이름이 뭐냐?
모른단다.. 말도 알아듣기 어려운 단답형이다
기억을 모두 지운가보다
친구 처가 안오니까 불안한지 자꾸 전화해보라는 시늉이다
전화기를 주니 사용할줄 모르는지.. 번호가 기억 안나는거겠지
어떤 번호가 줄줄이 나오길래 해봤더니
전혀 모르는 사람이더라
불쌍하다
어떻게 한순간에 기억이 이리 지워질까?
부디 재활치료 잘 받아서 지극히 정상은 아니더라도
딸 결혼식에 손을 잡고 들어가길 바란다
용기를 잃지 말고 강한 의지로 일어서거라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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