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우리 가족으로 8년 같이 살았던 고양이 공주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몇 개월 토가 자주 있어서 지난 화요일 병원을 옮겨서 대대적인 검사를 하고
장에 문제가 있어 스테로이드 약 처방을 받아 투약한 지 3일 만에 그리됐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소파에 앉아 있을때 오라고 얘기 안 했는데
내 무릎에 앉더니 고개 떨구고 졸았다
아마 그때가 나한테 하는 마지막 인사였나보다
퇴근하는데 다급한 와이프 전화에 느낌이 안 좋았다
부랴부랴 역에 내려서 케이지 들고 동네 병원에 갔더니
이미 숨 멎은 상태였다
아들도 근무하다 소식 듣고 울고 난리였다
죽은 얘에 얼굴 비비고 안타까워하는 아내도 그렇고
독일에 있는 딸애한테도 비보를 전했더니 바로 울음이다
반려동물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었다
우리 가족이 힘들어하고 특히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한결같이 곁에 있어주고 위로가 되어주는 식구였다
건강하고 오래 곁에 머무르길 바랬는데
너무 급히 떠났다
잔병치레하는 줄 알았는데
버티지 못했나 보다
아내가 고마워한다
"힘든 고생 안 시키고 돈 많이 들지 않게 생각해서 갑자기 갔다고..."
힘들어하는 아들도 마지막 인사를 했다
"공주와 같이 살았던 시간 행복했다고.. 부디 고통 없는 하늘 나라에서 사랑받고 살라고.."
아침에 출근할 때 인사했는데.. 퇴근해서 화장까지 하고 공주의 흔적을 조그마한 단지에 담아왔다
하루에 이 모든 일이 후딱 지나갔다
삶과 죽음에 이렇게 간단하고 빠르게 나뉘어 공존한다
어떤 직선 위에 가운데 점하나 찍고 죄측은 삶. 우측은 죽음 이렇다
하루에 정리해 버린다
올 겨울은 소중한 친구도 그 점 오른편에 두었고
가족인 고양이도 또 그리 했다
죽음과 삶이 그냥 같은 직선위에 점하나 차이구나
새벽 4시에 깨우던 우리 공주가 없다
화장실 정리하고 밥그릇 치우니 집안이 휑하니 더 쓸쓸하다
공주야!!
아프지 말고 누구한테도 사랑받을 수 있으니 예쁘게 도도하게 잘 살아라
그리고 인연이 되면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