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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함께

마스크 없이 걷다

by 해슬기 2023. 3. 2.

급히 나가느라 마스크를 안 쓰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울 보고 알았다

그 얼굴이 낯설다

얼굴 반 이상이 허연 천으로 덮여있어야 하는데

영 생경하다

 

늘 걷는 길을 걸으면서도 두리번거린다

마스크 안 쓴 사람 별로 안 보인다

 

3년 시간이 삶을 이리 황폐하게 만들었네

마스크 쓴 사람들의 얼굴이 다 똑같다

벗어야 코, 입이 어떻게 눈과 조화롭게 생겼는지를 알 수 있는데

바이러스가 일상을 많이도 바꿔놓았다

 

당장 오늘 내가 안 쓰니 자꾸 신경 쓰인다

모두들 나를 쳐다보는 거 같고 

커다란 일탈을 하는 거 같다

 

세상 참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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