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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함께

만원 지하철에서 실존의 의미를 찾다?

by 해슬기 2023. 3. 16.

 

 

매일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표현을 지나치게 하자면

만원이 아니라 한쪽 다리 들려서 밀려다닌다

 

여행 가방을 싸면서 지퍼 다 올려 닫았다가 또 생각나서 지퍼 열고

티셔츠 위에 덮고 지퍼 우격다짐으로 닫는다

 

가방이 네모난 지하철이고 또 다른 옷가지가 사람일 뿐이다

밀리고 조여 오고 잠깐동안 내가 옆사람 사이에 끼어서 붙어 다니는 물건??

그러자 양발로 서서 몸뚱이 내 의지대로 지탱하면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어려운 철학적 실존의 의미를 찾을 필요 없다

아침마다 느낀다

 

이런 전쟁터 같은 출근시간에 이어폰으로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 2악장이 흐르기도 하고

리스트의 사랑의 꿈도 흐르고, 라데츠키행진곡도 흐르는데 이럴 때 어쩌란 말인가

 

이 나이에 만원 지하철도 감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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