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골집을 다녀왔다
아내 말대로 결혼 후 딱 2번 시아버님이 전화했단다
두번다 일하러 내려오라는 전화였단다
나야 관심없었으니 기억못하지만
아내는 시아버님 전화에 당황했었나보다
암튼 친척 결혼식은 못가고 계좌로 축의금 송금하는
사상 초유의 행동을 했다
어머니께서 뒷산에서 도토리를 엄청 주워 놓으셨다
정신도 성치 않으신 분이 어찌 그리 주우셨는지...
짐 풀자 마자 도토리를 챙겨서 읍내 방앗간에 가서
갈아가지고 와서 자루에 넣고 물을 섞어 앙금만 남기고
물을 받아냈다
이렇게 서너차례 받아 놓으면 도토리 엑기스가 가라 앉고
위에 뜬 맑은 물을 버리고 또 물을 붓고 섞기를 반복해야 한단다
그래야 떫은 맛이 사라진단다
안하던 일을 했더니 허리도 아프고 허벅지에 알이 뱄다
거기다가 내려 온 김에 김장까지 담그고 왔다
물론 아내가 많이 수고했지만...
밭에 있는 배추를 뽑아 절이고 씻어서 밤 늦게
버무리고 뒷정리까지하고서 늦게서야 잠들었다
모든 가을걷이 다 끝내고 온 기분이다
어머님 정신이 없으시지
아버님은 이제 기력이 없으시니 누군가 해야 한다
그 누군가가 늘 우리였기에 아내는 푸념한다
그래도 어쩌냐 나라도 해야쟌아...
일요일 아침에 일찍 떠나면서도 조금은 덜 미안했다
일한게 무척 많았으니까
창고에 소주도 한박스 사 놓았고
담배도 한보루 사 드렸고
처가 드리라고 햇쌀도 한포대 실으라는 아버님 말씀에
감격먹고..
살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아침이었지만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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