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쐬러 나오니 딱히 갈 곳이 없다
명동성당으로 발걸음이 저절로 간다
한참을 기도하고 묵상한다
할줄 아는 기도가 성모송이니 하느님께 빌어달라고 기도한다
명동교자에 들러 칼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회현 지하상가를 지나칠 수 없어 들린다
사지도 않을거면서 낡은 LP를 뒤적거리기만 한다
30분 정도 지나니 벌써 등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어디 기대 앉을 곳을 찾아봐도 없다
터덜터덜 소공지하상가를 거처 시청역에 다다른다
그런데 지하가 왜이리 복잡한지..
덕수궁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들어가 좀 앉아볼 요량이었는데 월요일은 휴관이란다
어쩌나 돌담길을 걸었다
입새에 들어서기부터 더 이상 걷기가 무리였다
돌로 된 의자에 앉아 보았으나 아픈 건 마찬가지다
심호흡을 한다
코로 한껏 들여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쉰다
한 10여분 이러고 있으니 조금 견딜만하다
천천히 정동교회 앞까지 걷는다
짧은 거리지만 멋있다
벌써 이파리가 색을바꾼다
계절이 아쉽게도 이리 빠르게 지나간다
총각 때도 걸어보지 못한 길이다
난생처음 걸어본 덕수궁 돌담길이다
사진도 찍어본다
아무리 표정을 밝게 해도 핏기 없는 얼굴이다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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