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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함께

춘천시민되다

by 해슬기 2020. 2. 26.

어제 봄비가 제법 내렸다

몇 개월 전에 잡은 이삿날이 비가 온다

친구들이 비 오는데 이사한다고 염려의 문자가 온다

"비 맞으며 이사 가면 부자 된단다"

라고 긍정적인 멘트를 날린다

 

포장이사라 업체에서 다 준비해와서 큰 어려움 없었다

넓은 집에서 작고 아담한 집으로 이사 가려니 그저 버려야 했다

소파하며 리클라이닝 의자 하며 아깝지만 버렸다

 

작고 환한 집으로 가서 보일러도 바꾸고 집안이 따스해서 좋았다

늦게까지 짐 정리하느라 힘뺐다

그래도 고향 가까운 발치로 왔으니 좋을게다

 

도망치듯 이사한 것도 아니고 

파산해서 어쩔 수 없어 온 것도 아닌데

넓은 집 처분하고 가려니 마음이 무겁긴 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좁으면 좁은대로 살아가자

창문 열고 침대로 들어간들 익숙하면 다 살게 될 것이다

환한 거실과 이쁜 주방이 맘에 든다

 

오늘 6시 10분에 아내가 역까지 태워주어서 첫 출근했다

다닐만하다

 

이제 춘천시민이다

벌써 아내가 전입신고했더니 축하 문자가 온다

뒤돌아보지 말고 교만하지 말고 늘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삶을 보자

객관적인 삶이 아니라 우리 만의 울타리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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