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된 초등학교 동창회를 다녀왔다
우리때는 국민학교였지..
졸업한지 30 여년이 지났으니 얼굴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남자들은 가끔씩 왕래가 있었던 친구들이 많으니 단박 기억나지만
반이 달랐던 여자 동창들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 친구들이 많았다
작년에 한번 봤으니 기억하지만 아직 이름도 가물가물하고
올해 처음 본 동창들은 또 생경하다
다들 아랫배 넉넉한 아줌마 아저씨들이다
친한 친구들은 말도 편하게 하고 허물없다
넉살 좋은 여자 동창은 술도 잘마시고 아주 분위기 휘어잡는다
출신성분이 다 고만고만하다보니 사는것도 다 비슷하다
제법 공부꽤나 한 친구들은 나포함 월급쟁이 아니면 공무원이다
어렵게 자란 애들은 자영업하는 친구들 많고
벌써 혼자된 여자 동창도 있다
며느리 사위본 여자 동창은 그런 자리가 아니면 그냥 동네 아줌마다
시골이다보니 나보다 나이 두어살 위도 많았기에
19살에 시집간 여자동창은 그날 나오지 못했는데 손자가 초딩이란다...
그러니 아지매 아자씨들이 맞다
군청에서 지은 골짜기 속 펜션에서 다같이 떠들고 마시고 밤들 새우자고
시작한 모임이 새벽 4시되니까 조용해지더라
나는 보신탕도 안하고 오리고기도 별로라 솔직히 코드가 맞지않아
11시경 슬쩍 올라와서 누웠는데 참 잘들 놀더라
눈이 발목정도 쌓인 골짜기에 찬 바람이 휭하니 부는 이른 아침
자는 친구들 두고 일찍 출발하는 친구 몇을 태우고 꽁꽁 얼은 차를 몰고 나왔다
정신 없으신 어머니 밤새 불켜놓고 기다리실텐데..
아침이라도 같이 먹는게 도리인거 같아 그리 했다
국민학교 동창..
어쩌면 스스럼 없이 다가갈수도 있지만
너무 오랜 세월이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기엔 날씨가 너무 추웠나보다..